며칠 전 셋째를 입양했습니다.

여러가지 걱정에 망설였고 큰 용기가 필요했던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녀석도 적응을 잘하고, 가족모두가 예뻐하고 보살펴주는 모습을 보니

잘 결정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 녀석입니다.

아메리칸 코카스파니엘. 이름은 봉봉이구요 이제 태어난지 4개월 됐습니다. 귀엽게 생겼지요?.

활발하고 장난을 좋아합니다.

사실은 녀석이 우리 가족이 되기까지 막내딸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답니다.

몇 년 전부터 강아지 기르고 싶다고 조르는 것을 건강 등의 이유로 반대했더랍니다.

전 중학교 들어가면 사주겠다 약속했지요.

아빠가 약속한 것은 지킨다는 걸 알지만 좀 급한가 봅니다.


어느날 아침.

허둥지둥 출근하는대 집사람이 편지를 건네 주더군요.

또 뭐~ 가지고싶은 것이 있구나~ 생각하며 주머니 넣고는 회사에 도착해서 읽어 봅니다.


이 편지를 본 후, 더 반대하면 아이가 마음 상할것 같더군요.




그래서 전 아이 편에 서기로 했습니다.



아직 큰 산이 남았기에 아직 불안해 하는군요~

아빠는 이미 허락했단 사실을 재차 확인하는 듯 합니다.



이러면서 세상을 배워가는 것이지요.



며칠 동안 기회를 엿보던 아이가 무슨 결심이라도 선 듯 합니다.

집에 도착하니 자신의 방으로 절 데려가서 조용히 보여주는데~


제안서 입니다.^^

아이는 이 형식의 글이 제안서인줄 모릅니다. 제가 제안서라 하니 그렇구나 이해 하더군요.

표지와 리드 부분의 페이지를 나누어야 하지만 나름 애교 있어 좋군요.

허락만 해주면 모든 비용을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포인트에 강한 임펙트가 있습니다.




두번째 장에는 장,단점을 비교합니다.

또, 단점에대한 명확한 솔루션을 제공하여 신뢰감을 줍니다.

특히 항공사의 애완동물 관리규정을 인용한 부분이 눈에 띄는군요.

(비행기를 타지않는 것은 여행이 아니라는 건방진 초딩저학년의 여행관이 거슬리긴 합니다.)

이젠 개끌고 비행기타게 생겼군요 -.-



다음 페이지에서는 본인이 희망하는 강아지의 종과 그 종의 특성, 성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가격이 아주 싸다` 이건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녀석이 돈 좀 있나 봅니다-.-



이 페이지에서는 본인이 강아지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있으며, 그 중 심사숙고하여 말티즈를 선택했다는 의미인 듯 합니다.

지루하지 않게 그림을 곁들인 것은 좋으나, 좀 못그렸군요~^^

그림 솜씨는 엄마 닮았나 봅니다.






다음은 강아지를 꼭 길러야 하는 이유를 39가지나 제시합니다.

몇가지 마음에 닿는 구절이 있으나, 제시한 양이 좀 많아 핵심이 흐려집니다.

게다 일부는 초딩 저학년들이 쓰지않는 어휘들이 보이는 것을 보면, 네이버 지식인과 함께 모의 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간 아빠와 엄마가 강아지를 반대했던 5대 핵심 과제의 해결방안과 다짐을 제시합니다.

마지막에는 싸인란을 두어, 도입 이후 혹시 모를 `고객의 변심`에 대비 하는 치밀함을 보입니다.



마지막장 `제발`을 강조한 별표와 밑줄이 긴 여운을 줍니다.

혼자 힘으로 이만큼 작성하기 까지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요?

제안서 쓴 것을 보니 훌륭한 컨설턴트의 자질이 보입니다.

전 이것을 자료로 만들어 제안과 PT 교육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제안서가 마음에 들지 않을때 마다 제 후배들은 `초딩보다 못하다`란 핀잔을 듣겟군요^^


하지만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 법.

제안서를 잘 숨겨두고 적절한 공개 시점을 노리기를 또 며칠~

드디어 기습공격으로 단번에~ 잽싸게 엄마와 언니의 싸인을 받았습니다.




또 얼마간의 준비 기간 끝에 봉봉이가 저희집에 왔답니다.


오자마자 온식구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 하고있지요.

은서도 스스로 약속한 사항들을 아직은 성실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노력하고 간절히 원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또, 이 과정을 겪으면서 아이는 목표와 준비하는 과정을 두고두고 소중히 생각할것입니다.

엄마와 언니의 갑작스런 동의의 비하인드는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귀여운 봉봉이와 건방진 초딩의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milooji/